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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2뤄geenie다 2023. 7. 28. 09:06

저자: 유현준

출판: 을유문화사(2018)

도시책을 읽으니 이어서 잡고 만 집에 있던 책

<책소개>
우리는 과연 이 도시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자, [알쓸신잡2]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신작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시하고 [알쓸신잡2]에서 쉽고 재밌게 건축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건축가 유현준이 우리가 매일같이 할 법한 고민을 제목으로 한 신작을 펴냈다. “어디서 살 것인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내 집 하나 마련하는 것이 먼 일이 되고 있는 요즘,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고민은 우리를 힘겹게 하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디서 살 것인가』는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 어떤 평수로 이사할 것이냐를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우리의 모습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던 저자는 이 책에서 “어디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도시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어디서’는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자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차를 선택할 때 외관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그 자동차를 누구와 함께 타고 어디에 가느냐이듯이 우리가 사는 곳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도시로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변화는 당연히 어렵고 시간도 걸리는 일이지만 우리가 살 곳을 스스로 만들어 가자고 말이다.[출처: Yes24]

<저자소개>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주)유현준건축사사무소(Hyunjoon Yoo Architects) 대표 건축사, 미국 건축사. 하버드 대학교, MIT, 연세대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 후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하였다. MIT 건축연구소 연구원 및 MIT 교환교수(2010)로 있었다. 2013 올해의 건축 Best 7, 2013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CNN이 선정한 15 Seoul’s Architectural Wonders, 2010 건축문화공간대상 대통령상, 2009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 현상 설계에서 다섯 차례 수상하였다. 2011 한국현대건축작가 16인 아시아전 요코하마 전시, 2010 한국현대건축작가 17인 아시아전 상하이 전시, 2015 멜버른 대학교 한국현대건축작가 초청 전시를 가졌다.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인문 건축가. 건축가는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화목한 건축으로 관계와 사회를 바꿔 나가고 있다. 또한 여러 매체에 글을 연재하면서 방송 출연 및 유튜브 〈셜록 현준〉을 통해 공간과 건축 이야기를 쉽게 전하고 있다.
또한 청와대 리모델링 자문과 대한민국 건축대전 심사위원,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부커미셔너를 비롯한 각종 위원을 역임했다. 재미 시절 작품으로는 『165 Charles Street Apartments, New York』 등이 있고, 2005년 귀국 후 주요 작품으로는 『청운대학교 도서관』, 『테마동물원 ZooZoo』, 『강북삼성병원 종합검진센터』, 『고리원자력 발전소 신사옥』, 『플로팅 하우스』, 『머그학동』, 『쌍달리 주택』, 『청년 일자리 허브/사회적기업 개발센터』 등이 있다. 주요 저서로는 『모더니즘: 동서양문화의 하이브리드』, 『현대건축의 흐름』, 『52 9 12』가 있다.[출처: Yes24]

<목차>
여는 글 | 다양한 생각이 멸종되는 사회 . 005
1장 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
학교 건축은 교도소다 . 025
학교 종이 땡땡땡 . 029
지식은 책에서, 지혜는 자연에서 . 033
축구와 공부 . 037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 . 038
건물은 낮게, 천장은 높게 . 042
바뀌지 않는 학교 건축 . 046
새로운 학교 건축이 미래다 . 050

2장 밥상머리 사옥과 라디오 스타
잡스의 차고 . 055
천재를 키우는 공간 . 058
어떤 사옥이 바람직한가 . 061
고층형 사옥 . 063
밥상머리 사옥 . 065
수평적 사옥 . 069
애플 사옥의 장단점 . 070
라디오 스타 건축 . 073
경계의 모호성 . 076
시대정신과 건축 공간 . 082

3장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이유
쥐 이야기 . 087
1인 가구가 사는 도시 . 088
뉴요커가 좁은 집에 살아도 되는 이유 . 091
중력의 법칙과 공원의 거리 . 093
우울한데 엘리베이터나 탈까? . 095
보행 친화적 서울 만들기 . 097
도시의 공생활과 사생활 . 098
모텔 대실 . 100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이유 . 102
화장실 개수 . 105
중학생과 편의점 . 106
툇마루 계단실 . 109
1인 가구와 단기 임대 주거 . 110

4장 쇼핑몰에는 왜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가
도시와 익명성 . 117
공공의 적, 상가 건물 . 119
쇼핑몰에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 이유 . 122
다도해 같은 도시 . 125
‘배달의 민족’이 바꾸는 도시 . 127
점 대신 선으로 . 128
핫플레이스의 변천과 스마트폰 . 130
사람 중심의 공간, 골목길 . 132
교통수단과 도로망 크기 . 134
풍경의 변화와 걷기의 즐거움 . 135
골목길은 갯벌이다 .137
순진한 생각은 버려라 . 141

5장 더하기와 빼기, 건축의 오묘한 방정식
건축물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 147
진화의 몸부림 . 149
부활하는 건축 자재 . 151
제약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건축 . 152
건축의 대화 . 156
재즈와 리모델링 . 158

6장 파라오와 진시황제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로마는 천 년 이상 지속됐는데 몽골제국은 150년 만에 망한 까닭은 . 163 
고인돌은 왜 지었을까 . 165

로마의 벽돌과 그 이후 . 170
모아이 석상과 부르즈 할리파 . 174
낭비가 과시다 . 176
피라미드와 원자폭탄 . 179
권력의 위치에너지 . 181
위치에너지와 주가 총액 . 186
헤어스타일과 권력 . 188

7장 현대인이 SNS를 많이 하는 이유
건축vs 문자 . 193
상가 교회는 실리콘밸리의 차고 창업 . 197
남녀공학과 교회 . 199
단상 위의 사람은 왜 권위를 가지는가? . 201
그리스 민주 사회를 만든 극장 . 203
왜 정치 집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가 . 206
권력은 좌우대칭에서 나온다 . 209
현대인이 SNS를 많이 하는 이유 . 211
높은 사람이라고 부르는 이유 . 214
권력을 창출하는 계단 . 216
우리에게 제국이 없는 이유 . 218
엘리베이터가 죽인 계단 . 221

8장 위기와 발명이 만든 도시
현대 도시를 만든 백만장자 . 227
고층 건물의 아버지, 카네기와 오티스 . 229
전기의 시대로 . 232
등유에서 휘발유로 . 234
조선업 불황과 건축 . 236
동굴부터 아파트까지 . 238
왜 수메르인이 최초의 문명을 만들었는가 . 241
빙하기와 도시 . 245
기후와 건축 재료와 건축양식 . 246
유리창 이야기 . 250
창문과 종이 . 253
창문세와 쇼윈도의 등장 . 254

유리창의 미래 . 258
9장 서울의 얼굴
3차선 법칙 . 261
보톡스 도시 .264
조선 vs 대한민국 . 266
첼시 재개발이 쉬운 이유 . 269
삼성동 타임스 스퀘어 . 272
갤럭시와 서울역 고가공원 . 275
냉장고를 부탁해 . 278

10장 우리 도시가 더 좋아지려면
서울숲 다리 . 283
공원의 담을 없애자 . 285
숨바꼭질 공원 . 288
마을 도서관 . 290
강남을 꿈꾸는 개발 . 292
[블랙 팬서]의 메시지 . 295

11장 포켓몬고와 도시의 미래
보일러 빅뱅 . 301
인터넷 빅뱅 . 306
여행 vs 만화 . 308
물질에서 정보로 . 310
관계의 증폭에 의한 창조 . 312
네트워크를 만드는 원시적 방법: 언어 . 313
WWW  . 314
텅 빈 도로와 주차장 . 315
지하 농장과 도로 발전 . 317
새로운 엘리베이터 . 318
포켓몬고와 공간의 경계 . 320
공유 경제 = (사회주의 × IT 기술) ÷ 자본주의 . 322
중추신경계의 완성 . 325
유시민과 정재승 . 328

12장 공간의 발견
벽 . 333
창문 . 336
기둥 . 339
지붕 . 341
길 . 344
다리 .346
징검다리 . 348
다리 밑, 영원의 공간 . 351

맺는 글 . 355
. 375
이미지 출처 .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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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
우리의 학교 건물은 보통 한 사람 몸 크기의 580배 정도 된다. 이런 건물은 너무 커서 우리 아이들이 정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건물은 일종의 ‘시설’로 느껴진다. 대부분의 인격 형성이 이루어지는 시기의 아이들이 이런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p.55
실험에 의하면 3미터 이상의 높은 천장이 있는 공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람 키보다 위로 기능 없이 비어 있는 공간이 우리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모든 공간에 각각 어떤 기능이 주어지면 우리에게 생각할 여유가 없어진다. 과거 주택의 마당은 특정 기능 없는 빈공간이었다. 계절과 날씨가 바뀌면서 만들어지는 마당의 변화는 우리에게는 '생각이라는 빵'을 만들 때 필요한 밀가루나 버터 같은 재료였다. 변화는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유명한 철학자들이 산책을 하면서 사색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pp.60-61
술래잡기는 창의적으로 공간을 찾는 기가 막힌 놀이다. 술래잡기를 하면서 아이들은 문 뒤쪽이나 장롱과 벽 사이 등 자기 몸의 크기와 모양을 상상하며 공간을 찾는다. 아이들으 ㄴ'시간'만 있으면 '공간'을 찾아서 '장소'로 만든다. 아이들은 천재 건축가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다. 시간이 없으니 공간을 찾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우리 주변에는 점점 의미 있는 장소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자. 그래야 아이들에게 이 도시가 더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 

p. 96
1인 주거는 여러 가지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더 행복해지려면 도시 전체를 내 집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보행자 중심의 네트워크가 완성되고 촘촘하게 분포된 매력적인 ‘공짜’ 공간이 많아지는 것이 건축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p.106
도로가 넓어지고 자가용이 많아지면서 실제로는 사적인 공간이 넓어졌을 뿐 우리가 쓸 수 있는 공적인 정주 가능 공간은 줄어들어 왔다. 제한된 도시 공가네엇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 시대에 맞는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황금 비율을 찾아내야 한다. 

pp.159-160
건축 리모델링은 재즈와 같다. 이름 모르는 과거의 어떤 건축가가 수십 년 전에 디자인한 건물 위에 현재의 건축가가 이어서 연주하는 것이 리모델링이다. 앞선 사람이 펼쳐 놓은 기본 멜로디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음을 펼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연히 과거의 것을 따라만 가서도 안 된다. 제약 가운데서 자신의 개성을 펼쳐야 한다. (…) 리모델링은 과거와 현재의 건축가가 시간을 사이에 두고 펼치는 타임 슬립 드라마이며, 두 건축가가 펼치는 이중주다.

p.250
새롭게 바뀌어진 건축환경과 도시환경은 다시 사람을 바꾼다. 바뀐 사람은 다시 정치 스스템을 바꾸고 사회조직을 바꾼다. 이는 다시 건축과 도시와 주변 자연 환경을 바꾼다. 전체적으로 그 규모와 속도는 점차 빨라진다. 2만 년 전 동굴에서 수십 명만 모여 살던 인간이 지금은 수천만 명이 사는 도시를 만들고 지구의 반대편까지 하루도 안 되서 갈 수 있는 시간 거리의 공간으로 지구를 바꾸었다. 기후가 바뀌면 건축과 도시와 사회가 바뀐다.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이 시대에 진화의 수레바퀴는 우리를 어떤 사회와 건축과 도시로 이끌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p.296
위아래가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위아래가 바뀔 수 있는 평화적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 시험이 그 역할을 했고 1980년대에는 학력고사가 그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가난한 집안의 자녀가 학력고사 전국 수석을 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안의 학생드링 더 좋은 입시 결과를 낸다. 평화적 시스템이 없어지면 폭력적 방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평화적 사다리가 없고 폭력적 방법 외에 별다른 선택권이 없는 세상에서는 폭력이 정당성을 가지게 된다. 폭력적 댓글과 시위를 비판하려던 평화적 사다리가 있어야 한다. 제대로된 사다리가 없으니 '비트 코인 투자'가 그 역할을 하고 투자 광풍이 분 것이다. 아이들은 어떤가? 자수성가는 엄두도 못 내고 너도나도 대박 연예인의 꿈을 꾼다. 우리 사회에는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자리를 이어줄 평화적 사다리가 필요하다. 건축에서도 그런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사회적 긴장감은 커지고 폭력이 정당성을 갖는다. 그리고 그런 사회는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pp.297-298
우리가 한창 성장하고 발전할 때는 다리를 건설했다. 서울이 강남으로 확장되었고, 수도권의 한강에는 총 31개의 다리가 건설되었다. 이 모든 건설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눈부신 경제성장을 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결과다. 다리는 건축에서 나누어진 공간을 연결하는 건축 요소다. 다리를 짓는다는 것은 이웃과의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근 안타깝게도 다리를 건설하기보다는 벽을 더 세우고 있다.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는 “성을 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소통하는 자가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새롭게 재건축되는 대형 아파트 단지 주변을 가다 보면 단지를 둘러싼 담장이 가장 크게 눈에 띈다. 톤유쿠크가 말하는 ‘성’을 보는 듯하다. 실제로 아파트 브랜드 이름에 ‘캐슬’이 들어가는 것도 있다. 이러한 벽을 세우고 성을 만드는 것은 소통을 막는 것이고, 이는 곧 갈등의 씨앗이 된다. 우리는 우리의 도시를 더욱 소통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웃 지역과 걷고 싶은 거리로 연결될 때 지역 간 경계는 모호해지고 격차는 줄어들 것이다. 소통을 늘리고 지역의 개성을 찾아가면서 지역 편차와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고 ‘우리의 도시’라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면 좋겠다.

p.308
인터넷 사용자는 실제 공간에 있는 도시의 시설물과 장소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평행하게 존재하는 또 다른 평행우주 같은 사이버공간은 가지고 있고 그 속에서 살 수 있다. 스마트폰을사용하는 사람은 한술 더 떠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아무 때나 두 세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과 읽을 줄 아는 사람의 사고방식이 달랐듯이 인터넷 공간을 삶 속에서 완전히 체득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는 분명 공간에 대한 인식이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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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대한 생각들이  여러 인문학적 지식과 더불어서 들어오니 좋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다보니 그저 설득되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게 다지만 설득당할 수 밖에 없게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재주가 있는지라 그냥 항복. 그래도 가끔씩 갸웃거리게 될 때도 있는데 굳이 표시해두고 반박할 정도는 없는 것 같다. 아직 내것으로 체화시키지 못한지라 그냥 잘 햝았음에 만족